(호치민=베트남코리아타임즈) 반 린 (Van Linh) 기자 = 제주지역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대거 필요로 하면서, 제주를 찾는 베트남 근로자 수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에 참여하는 농협이 2년 연속 두 배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제주 농업의 외국인 의존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범사업 첫해 41명 → 올해 230명…두 해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농협 제주본부는 2023년 제주도와 협약을 체결한 베트남 남딩성 근로자를 도입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이 제주위미농협에서 최초로 시범 운영됐다고 밝혔다.
시범사업 첫해 41명 → 올해 230명…두 해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2023년 11월부터 5개월간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는 41명(남 16명·여 25명) 베트남 근로자가 감귤 수확, 전정, 비료 살포 작업을 맡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음 해인 2024년에는 제주위미농협,제주고산농협,대정농협 총 3개 농협이 5개월간 110명(남 40명·여 70명)을 고용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는 조천농협, 한림농협, 서귀포농협까지 합류하며 참여 농협이 6개로 2배 증가했고, 투입될 베트남 근로자 규모도 230명(남 99명·여 129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시범사업 첫해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감귤에서 브로콜리·옥수수까지…작업 범위도 크게 확대됐다
베트남 근로자의 투입 작물도 매년 넓어졌다. 제주 농협들은 올해 감귤류를 포함해 브로콜리, 콜라비, 옥수수, 양파, 양배추, 무 등 다양한 작물 수확과 관리 작업에 외국인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근로 기간 역시 농협에 따라 최소 5개월에서 최대 8개월까지로 늘어나며, 단기간 보조 인력에 머물던 수준에서 벗어나 ‘지속적 현장 노동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농협별 고용 시기 또한 작물 특성에 따라 달라졌다.
여름철 밭작물이 많은 농협은 6~12월, 감귤·월동채소 주산지 농협은 10~4월 베트남 근로자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참여 농협이 2배 늘 전망…“제주 농업은 외국인 없으면 안 된다”
내년 공공형 계절근로사업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애월농협, 효돈농협, 중문농협, 제주남원농협, 성산일출봉농협, 제주감귤농협 등 6개 농협이 새롭게 신청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농협이 다시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 제주본부 관계자는 “젊고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농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내국인 대비 인건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해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이제 제주 농업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자체·농협 분담 구조…정부·지자체도 최대 1억6000만원 지원했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운영과 출입국 관리 등을 맡고, 농협이 근로계약 체결, 숙소 관리, 농가 배정, 임금 지급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농가는 배정된 인원에 대한 이용료만 납부하면 되는 구조다.
정부와 제주도는 사업 운영을 위해 1억 원을 지원했고, 행정시는 추가로 4000만~6000만원을 지원했다.
제주도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3월 베트남 남딩성과의 업무 협약을 2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계절근로자 국적 다변화를 위해 캄보디아와의 협약 체결도 추진했다고 전하며, 캄보디아 인력 도입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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