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중부 '역사적 최강 폭우'로 '냐짱 해변과 도심' 사실상 관광 전면 마비...""진짜 원인은 기후변화 참사"
(냐짱=베트남코리아타임즈) 민 찌 (Minh Tri) 기자 = 베트남 중부 지역에서 약 일주일간 이어진 50년만의 "역사상 최고의 기록적 폭우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23일(현지시간) 기준 90명으로 늘어났으며 12명이 실종으로 사실상 102명이 사망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올해 "폭우의 강도와 범위는 매우 극단적"으로 확대됐으며, 기상 당국은 베트남이 최근 수년간 ‘대기 중 수증기량 증가’와 ‘남중국해 해수면 온도 상승’이라는 두 가지 주요 기후 변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폭우가 한 번 발생하면 비구름이 좁은 지역에 장시간 머무르는 ‘정체형 집중호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자연자원환경부는 지난 16일 이후 폭우가 집중된 중부 산악지대 닥락(Dak Lak )에서만 7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닥락성 일대 수만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농경지가 대규모로 파손돼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했다.
해안 도시 냐짱(Nha Trang)에서는 시내 전역이 사실상 침수됐고, 관광지 달랏(Da Lat) 인근 고지대의 고갯길에서는 연쇄적인 산사태가 이어져 주요 도로가 끊기면서 구조 활동도 지연되고 있다.
폭우와 산사태로 국도와 일부 철도 구간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으며 약 12만9000가구는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까지 5개 성에서 약 3억4300만 달러(약 5048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농업 비중이 높은 중부 지방 특성상, 토양 유실과 관개 설비 파손 등 장기적인 2차 피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한 주 동안 중부 일부 지역의 누적 강우량은 1900mm를 넘어섰다.
이는 일부 지역의 한 달 평균 강우량의 5~7배 수준으로, 베트남 기상 관측 사상 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적 호우다.
베트남 중부는 원래도 6~9월 사이 태풍과 계절풍의 영향을 받아 집중호우에 취약하지만, 올해는 그 빈도와 강도가 예년과 비교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우려를 드러냈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베트남 국립기상수문청(VNMC) 기후분석 책임자인 응우옌 탄 손(Nguyen Thanh Son)박사는 “남중국해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과거 20년 대비 약 0.8~1.2도 상승하면서 폭우를 유발하는 수증기 공급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태풍 중심부 주변에서 국지적 강우가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태풍이 없어도 대기 불안정이 커져 장시간 폭우가 쏟아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기후 변화의 전형적인 신호”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기후 전문가들은 "특히 중부 지역이 지형적으로 산악과 해안이 맞닿아 있어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해수면 상승과 연안 침식으로 인해 강·해안 하구 주변의 배수 능력이 떨어지고, 산악지의 토양 포화도가 빠르게 올라가 산사태 가능성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10년 이상 닥락과 냐짱 일대에서는 2010년 이후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 발생 빈도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베트남 정부는 재난 대응 매뉴얼과 국가 기후 적응 전략을 재검토하는 과정에 착수했다.
지역 기상 관측 능력 확대, 저지대 도시의 배수 시스템 강화, 산악지역 고위험 지역 이주 등이 새로운 정책 과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응우옌 탄 손(Nguyen Thanh Son)박사는 “이렇듯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강우 패턴이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중앙정부와 자연재해 당국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난 대응 계획을 기후변화에 맞춰 전면적으로 업데이트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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